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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이 다가옵니다.
더위에 많이들 지치셨죠? 그런데 이번 더위는 그렇게 더운 더위가 아니라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지난번 더위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시원한 편이라고 느끼셨을 것입니다. 저녁이 되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어디 나들이를 가도 상관없을 정도니까요.
저는 그랬습니다. 점심만 에어컨 밑에서 잘 버티고서 4~5시가 되면 기어 나올만한 것 같네요. 중간중간 내리는 소나기가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덕분에 시원하니 좋습니다.
근데 그렇다 치고, 왜 이러는 걸까요?
어떻게 된 것이냐 하면, 우리나라에 온 장마전선이 동해 쪽에 있는 이른바 ‘블로킹 고기압’ 때문에 더 이상 북상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비교적 시원한 장마전선의 바람을 맞으면서 여름을 보내고 있는 것이죠.
거기다 장마전선 밑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올라오는데 이게 여름을 뜨겁게 달구는 기압이거든요.
블로킹 고기압에 막힌 장마전선이 그 밑에 있는 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눌러서 북상하는 것을 막고 있는 겁니다.
요즘 대서양에서 머물렀다는 이 '블로킹 고기압'으로 인해 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가 유럽으로 밀려나고서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게 또 뉴스가 나서 이슈가 되었거든요.
왜 그렇게 됐냐면, 지금 유럽은 우리와 다르게 엄청난 폭염으로 인해 마을이 불타고(말 그대로 마을이 불타더랍니다.), 기차의 철로는 휘어지며 해충이 들끓고, 최악으로는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 시원한 것과 같은 이유인 블로킹 고기압 때문에요.
평년보다 무려 10도가 높다고 관측이 되고 있는데요. 앞서 우리나라의 상황을 설명한 것과 같은 원리로 이렇게 뜨거운 공기가 기존에 잘 빠져나가던 길이 막혀서 나가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참... 정체된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 갈리는군요..
우리나라의 경우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너머로 넘어가 북한까지 올라갔었으나, 저 고기압에 밀려나서 더 밑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장마전선의 고착화가 이루어진 것이죠.
우리에게는 더운 공기를 못 오게 막아준 고마운(?) 고기압이지만, 저쪽 유럽 동네는 거꾸로 더운 공기가 못 나가게 막는 나쁜 고기압이 된 셈인데요.
뉴스에서 본 정보에 의하면 매년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폭염을 뿌리고 다닌다 하니,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나쁜 고기압으로 우리에게 찾아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국가적으로 경계하고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죠.
좀 더 학술적으로(?) 알고 싶어 져서 저도 찾아보았습니다.
블로킹(Blocking)이라는 것은 중위도의 편서풍대에서 상층의 고기압과 저기압이 정체되어 동서 방향의 바람(zonal wind)이 약화되고 남북 방향의 바람(meridional wind)이 강화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이름이 이름이다 보니 단박에 이해가 되네요. 동서가 가던 걸 남북이 방해한다는 말 같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중위도 상층 대기에서의 기압은 고위도에서 낮고 저위도에서 높아서, 편서풍이 등고선에 평행하게 분다고 합니다. 위 그림처럼요.
그런데 고위도 기압이 올라가거나, 저위도 기압이 낮아지면 위 그림처럼 서-> 동으로 흐르는 기류가 약해지고 남북 방향의 기류가 힘을 받게 됩니다. 저기 등고선이 개판이 된 게 보이시나요.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의 일기 시스템이 정체되어서 이 남북 방향의 기류의 영향권에 들어간 지역은 길게는 2주일 이상이나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상이 5일 이상 지속되면 블로킹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그럼 지금 유럽 사람들은 저런 지옥을 최소 5일 동안 겪고 있다는 거군요...
현재 난리 난 유럽과 우리나라가 포함된 북반구에서 일어나는 블로킹 현상은, 대륙과 해양의 분포가 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대륙은 겨울에 빨리 추워지고, 여름에 빨리 더워집니다. 반대로 해양은 그보다 천천히 변화하고요.
유럽과 우리나라는 주위가 바다로 둘러 싸여 있기 때문에 계절에 따른 동쪽, 서쪽의 에너지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데요.
이것이 남쪽과 북쪽의 에너지 차이와 맞물려서 블로킹 패턴이 발생하기가 딱 좋은 장소가 된다고 합니다.
이 블로킹 고기압은 기후변화와 크게 관계가 있는데 극 지역의 온난화로 인해 기후가 변화하면서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된 거라고 하네요… 하여간 요즘 환경 문제가 이젠 남 말이 아니고 피부에 와닿게 된 것 같고, 심각하긴 한 것 같습니다.
많이 시원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낮 더위는 상당하니 여러분들은 건강 잘 챙기시고, 그렇다고 너무 시원한 곳만 찾다가 오히려 감기에 걸리는 불상사는 없기를 바랍니다. 코로나 환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하는데, 괜히 자라보고 놀랄 증상은 없는 게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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